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안동에서 바지 밑부분이 축축해지고...
무거운 다리를 들고 단양역에 도착.
단양역은 옛 기차역의 느낌이 물씬 풍겨서 기분이 좋았다.
출출해서 삼각김밥이라도 사먹으려고했는데, 단양역의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먹을 수 있는건 음료자판기에 판매하는 것 뿐.
음료로 배를 채우기는 싫어서 우선 숙소 체크인을 하기로했다.
사전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알려준대로 버스를 타러 갔다.
TIP. 단양역 바로 앞에서 택시가 있다.
TIP.단양역 정면에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다.
한 20분 기다렸나.
버스가.... 안온다.......
게스트하우스에 픽업신청을 했기때문에 약속장소로 제시간에 가야하는데,
버스가... 해가 지는데 안와.......
산너머로 해가 완전히 숨기시작해서,
게스트하우스에 버스가 오지않아 제시간에 도착을 못할거라고 연락을 드렸다.
그랬더니 너무나도 친절하게
'곧 야경투어가 출발하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도 괜찮으면 야경투어 차를 타고
같이 야경을 구경한 후에 오는건 어떤가요?'
냉큼 좋다고 외쳤다.
야경투어를 진행하시는 사장님과 통화를 하고, 역 안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밖으로 나오면 차가 쌩쌩달려 위험하니 계속 역 안에서 기다리라고 하셨다.)
20-30분 더 기다려 시작된 야경투어.
사장님께서 어찌나 말씀을 잘하시는지 야경투어 내내 다들 깔깔 거리며 웃었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천주터널이었다.
(사진X)
단양 어르신들의 친구,부모님 등등 지인들이 이 터널을 만들다가 많이 돌아가셨기때문에,
어르신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설이....
죽은 영혼이 많아 단양사람들은 천주터널을 지날때 백미러를 가리고 탄다는 설이....
아... 아니... 잠깐만 사장님 이거 야경투어 인가요. 공포투어인가요.....덜덜....
이끼터널의 양쪽 벽에는 이끼가 잔뜩 자라나있기때문에
돌같은 걸로 이끼를 짖누르며 글씨를 세길 수 있는 곳이었다.
위에는 나무들이 우거져있어서
이 터널만 들어오면 엄청 어둡고, 터널을 벗어나면 밝았다.
이걸 이용해서 또 사장님이 무서운 이야기를 하시는데.....
이끼터널에 빨리 싫어하는 사람 이름 세기라고......
사실 안동에서 기차타고 올때 호러웹툰 보면서와서 더 무서웠다.
단양팔경 중 하나인 도담삼봉.
왼쪽에서 부터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등돌리고 있는 화가난 본처의 모습
첩을 바라보고 있는 남편의 모습
남편을 바라보고있는 임신해서 배가부른 첩의 모습
웃픈해석이었는데, 실제로도 남편과 첩의 거리가 훨씬 더 가까웠다.
원래는 정자 근처까지 항상 물이 차있는데,
지금은 너무 가물어서 물이 없는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본래 장마철에는 정자꼭대기까지 물이 차기도 하는데,
그러면 본처가 완전히 잠긴다고 한다. 불쌍해....
마지막으로 간 곳이 고수대교와 다누리센터였다.
다누리센터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조명을 워낙 예쁘게 꾸며놓아서 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같이 야경투어를 했는 여행객들이 다들 배고파해서
돈을모아 피자와 라면을 사가지고 와서 먹었다.
이것저것 대화를 하는데, 내가 제일 나이가 많...
아무튼 배불리 먹고 아주 푸욱- 딥슬립을 했다.
TIP. 다리한 게스트하우스 근처에는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없다.
내일로에서 가장 기대하고있던 패러글라이딩.
게스트하우스와 제휴를 맺어, 내일러가 아니어도 저렴한 가격에 예약할 수 있었다.
패러글라이딩 업체쪽에서 게스트하우스까지 픽업을 하러 오기때문에,
느긋하게 나갈 준비를 하고, 조식을 먹었다.
게스트하우스 아주머니께서 픽업차량이 왔는지 확인까지 해주셨다.
구불구불 높은 곳으로 올라, 패러글라이딩 사무실에 도착을 했다.
담당자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안전비디오를 관람했다.
관람 후에는 내가 입고 온 옷 위에 우주복같은 옷을 입었고 드디어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파트너가 된 아저씨께서 여러 장비들을 착용해주시고, 순서가 되어 앞으로 달려나갔다.
앞으로 뛰다보니 어느순간 날개에 바람이 차서 정말 앞으로 나가기 힘들때가 있었는데
나는 어디에 날개가 걸린건지 아니면 내가 잘못 달리고 있는건지 싶은마음에 멈칫했더니 첫 시도는 실패해버렸다.
그랬더니 옆에 보고있던 아저씨가 왜 안달리냐고 불같이 짜증+화를냈다.
처음 해보는거였고, 걱정되는 마음에 멈칫한건데.....부들부들.....
순간 기분이 너무 상했는데, 담당해주셨던 아저씨께서 괜찮다 괜찮다.
이렇게하면 안된다는걸 배운거니깐 다시하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했다.
두번째 시도했을때는 '무조건 앞으로 힘차게'를 생각하면서 달렸더니 무사히 날았다.
동영상도 열심히 찍었는데, 우주복에 헬멧까지 쓴 나의 모습은 그냥 나만의 추억으로 남겨야 할 것 같다...하하.
나름 할인받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가격대가 높아서, 언제 또 경험해볼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너무 상쾌했고, 하늘을 날고 있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TIP. 달리라는 신호를 받았으면, 어떻게서든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하고 달려라.
(날개에 바람이 차면, 저항력때문에 앞으로 나가기 힘들 순간이 있다. 그래도 달려야한다.)
TIP. 동영상은 다양한 각도에서 찍는게 좋다.
(정면, 측면, 뒤쪽, 아래에서 위, 위에서 아래 등등)
TIP. 촬영한 동영상은 땅에 도착한 후, 핸드폰으로 바로 옮겨준다.
핸드폰 속 공간이 꽉차있다면 미리 정리하는 것이 좋다.
착용했던 모자, 옷 등등 장비들을 모두 벗고, 영상을 받으며 있으니
내 짐을 실은 봉고차가 도착을 했다.
고수동굴이나 다누리센터까지 데려다주시기때문에 나갈때에도 편하게 차를 타고 갔다.
다누리센터 내부에있는 무료 보관함에 배낭을 넣어놓고, 가벼운 보조가방을 들고 구인사로 향했다.
다누리센터 바로 옆이 버스터미널이기 때문에 구인사로 가는 버스를 금방 탈 수 있었다.
TIP. 다누리센터 내부에 무료보관함
TIP.다누리센터 바로 옆이 시외버스터미널
TIP.구인사가는 버스는 매시각 20분에 있다.
(시내버스와 시외버스가 있다. 바로 입구까지 올라오는 시외버스 추천.)
버스에서 내려 길을 따라 올라가면 일주문이 보인다.
일주문은 세속의 번뇌를 불법의 청량수로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가르침이 담긴 문.
일주문을 지나니 엄청 큰 건물이 하나 보여 놀라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엄청 컸다.
건물이름이 관성당이었는데, 뭐하는 곳인지는...
관성당을 지나니 천왕문이 보였다.
천왕문은 불법을 수호하는 외호신(불국 정토의 외곽을 맡아 지키는 신)인 사천왕이 안치된 전각.
천왕문 양쪽으로 나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 사천왕을 보았다.
한손에 칼을 쥐고 있는 모습이 동쪽을 지키는 지국천왕
한손에는 용을, 다른 한손에는 여의주를 쥐고 있는 모습이 남쪽을 지키는 증장천왕
삼지찬과 보탑을 들고있는 모습이 서쪽을 지키는 광목천왕.
비파를 들고 있는 모습이 북쪽을 지키는 다문천왕.
올라가는 길에 있던 공양수.
위에 놓여있는 작은 부처님과 동자승이 너무너무 귀여웠다.
코끼리상을 기단으로 한 구인사 3층 석탑.
옆에 설명되어있는대로 꼼꼼히 살펴보니 동서남북 의미없이 만들어진 조각이 없었다.
오르막 길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는데,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이곳의 신도인듯했다.
내 속을 박박긁는 말을 하고 갔다.
그리고 이렇게 인사를 안받아주는 절도 처음이었다.
유일하게 인사를 받아주셨던 분도 다른 절의 신도셨다.
절에서 기분상한건 처음이라 그냥 나가고싶었지만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여기는 마지막까지 꼭 올라가봐야한다고해서
후딱 다녀오기로했다.
TIP.아래 사진처럼 저 건물이 보이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기.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그동안 내가 걸어올라온 구인사의 길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리고 황금으로 빛나는 용.
정말 멋있었다.
여기에서도 가족분들 세팀정도 사진을 찍어드렸다.
그리고 타이머를 맞추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자
옆에서 구경하던 외국인이 사진찍어줄까라고 물어봤다.
괜찮다고 삼각대를 들어올려 자랑했다.
삼각대와 타이머 5초의 만남
그리고 용의 반대편에 있는 대조사전
이 건물도 정말 황금으로 만든듯 반짝반짝 거렸다.
구경하고 있는데, 아까 만났던 가족분들이 다가왔다.
여기서도 사진을 찍어드렸다.
구경을 마친 후, 다시 엘레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내려갈때의 구인사는 또 색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버스 하차했던 곳에서 매표소를 찾아 시외버스터미널행 티켓을 끊었다.
원래는 영주로 넘어가는 것이 계획이었지만,
몸상태가 좋지않아 아쉽지만 영주는 다음에 가기로 했다.
단양에서 수원가는 직행은 없기에
제천을 경유하여 집으로 돌아갔다.
TIP. 구인사에서 바로 서울,제천,영주 등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다.
TIP. 단양에서 수원으로 가는 직행버스는 없다. 제천을 경유해야 한다.
(단양 - 제천 - 수원)